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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0 13:29

병역특례(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에 대한 정리

밑의 병특에 관한 글을 보고 "내가 한번 정리해 볼까"란 생각이 들어 몇 자 끄적거려 봅니다.
물론 고학번들 혹은 대학원생 분들은 다들 아실 만한 내용들이지만, 저학번 분들은 모르실 수 있으므로 이해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이나 보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Q1. 병특,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대체 무슨 말인가?

A: 군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 남성들은 보통은 현역병으로 입대하지만, 현역병 입대와는 다소 다른 형태로 군 복무를 해결하는 길도 있습니다. 이러한 길은 찾아보면 의외로 꽤 되는데, 일정한 자격 혹은 요건을 갖춘 사람만이 지원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가 뭉뚱그려서 "병특"이라 부르는 것도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병특은 병역특례의 줄임말인데, 국방의 의무를 해결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경우와 조금 다른 것일 뿐 의무 그 자체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없으므로 "특례"라는 말은 좀 어폐가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병특이란 것은 보통 이공계 학생들을 상대로 하게 됩니다. 간혹 가다 병역특례를 방위산업체라 부르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는데, 병역특례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방위(국방)산업 계통에서 종사하는 건 아니므로 엄밀히 말하면 틀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병역특례는 크게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으로 나뉩니다. 즉,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병역특례의 부분집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자세한 요소에 대해서는 밑에서 상술토록 하겠습니다.

Q2. 산업기능요원이란?

A: 산업기능요원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학사병특"을 말합니다. 산업체에서 2년 10개월간(신검 1~3급의 현역입영 대상자), 혹은 2년 2개월간(신검 4급의 공익근무요원 소집 대상자) 일하면 군필자가 됩니다. 병특업체로 지정된 기업들 중 사람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곳에 입사하면 됩니다. 원칙적으로 산업기능요원 지정업체는 중소기업 혹은 벤처기업이고, 연구개발이 아닌 단순 기능직에 해당하는 직무에 종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IT 업체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공학부 학생들은 이 쪽에 들어가서 주로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로이 학위가 자격 조건으로서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학 재학중에 갈 수도 있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갈 수도 있습니다. 단, 대학원에 등록한 적이 있다면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산업기능요원 구직을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한데, 기사 혹은 산업기사 자격증을 많이 땁니다. 다만 이 자격증들은 아무나 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산업기사는 학부 2학년을 마친 사람, 기사는 학부 3학년을 마친 사람만이 취득할 수 있습니다. IT 업체에 취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정보처리 기사 혹은 산업기사를 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 밖에 학력 제한이 없이 딸 수 있는 기능사 자격증이 있는데 이 자격증은 중고생들도 크게 어렵지 않게 얻는 만큼 자격증으로서의 가치는 기사나 산업기사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할 수 있습니다.

Q3. 전문연구요원이란?

A: 전문연구요원이란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연구개발 분야에서 3년간 종사할 경우 군복무를 필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전문연구요원 자리의 절대 다수는 이공계 쪽에 할당되어 있기 때문에(인문사회계 석사들이 지원할 수 있는 병특자리도 있기는 있더군요) 사실상 이공계 석사학위를 딴 사람만 전문연구요원이 가능하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자신이 석사학위를 취득한 전공 분야에 종사해야 합니다. 전문연구요원은 크게 두 가지 케이스로 나뉘는데, 쉽게 말하면 "석사학위만으로 만족할 사람의 경우"와 "박사학위를 취득할 사람의 경우"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전자의 경우 보통은 기업체로 가게 되는데, 민간 기업이 아닌 정부출연 연구소 같은 곳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문연구요원 시험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석사학위자 혹은 학위 취득 예정자가 가고자 하는 곳에 지원하여 합격하면 입사하고, 3년 동안 근무하면 군필자가 되는 형식인데 이 경우에도 산업기능요원과 마찬가지로 "전문연구요원 희망자를 뽑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지정업체"에서 근무를 해야 합니다. 단, 산업기능요원 지정업체와 전문연구요원 지정업체는 달라서, 전문연구요원 지정업체 중엔 널리 알려진 대기업들도 꽤 많습니다.
후자의 경우, 따로 회사를 가서 일을 하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박사과정에 진학을 하면 됩니다. 박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과정 자체를 군복무로서 인정해 준다는 것에 핵심이 있습니다. 단, 박사학위 입학 직전에 전문연구요원 시험을 봐서 붙어야 합니다. 이 시험에 붙지 못하면 박사과정에 진학을 한다 해도 전문연구요원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므로 최악의 경우 군대에 끌려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전문연구요원 시험을 붙고 박사과정에 진학하면 박사 1학년과 2학년(학년이란 말보단 년차란 말이 더 적절하지만) 때는 수업을 듣게 되는데, 2년간 총 36학점 이상의 과목을 수강해야 합니다. 36학점을 이수하고 박사 2학년을 마치는 것을 "박사과정 수료"라 합니다. 3학년 때부터는 과목 수강 없이 그냥 연구만 하게 되는데 이 박사 3년차 과정부터 군복무로서 인정이 됩니다. 이 역시 3년이 의무종사 기간이므로 박사 3학년, 4학년, 5학년까지 다니게 되면 군필자가 됩니다. 즉, 박사 입학하고 나서 5년 동안 그냥 다른 군필 박사들처럼 공부하고 연구하기만 하면 다른 무슨 조치를 취할 필요 없이 군필자가 되는 것입니다. 군대를 갔다왔다 해도 박사과정은 보통 5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박사학위를 따려면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 군복무로서 인정되므로 박사학위 취득에 대한 결심이 확고한 사람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석사를 마치고 기업체에 가서 3년간 일을 할 수도 있고, 석사 마치고 박사과정을 5년간 밟으며 군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도 있는데, 두 가지 모두를 전문연구요원이라 부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도 4주 군사훈련은 받습니다. 또 복무기간 중에는 출근부에 매일 사인을 해야 합니다.

Q4. TO란?

A: TO란 "Table of Organization"의 약자로, 관용적으로는 "자리" 정도의 의미로 쓰입니다. 산업기능요원 혹은 전문연구요원으로서 지정업체에 입사하고자 한다면, 세 관문을 넘어야 합니다.

1) 가고자 하는 회사가 산업기능요원 혹은 전문연구요원 지정업체여야 한다.
2) 해당 업체에 비어 있는 병특 자리가 있어야 한다.
3) 회사에서 자신을 뽑아줘야 한다.

3번이야 순전히 회사 마음이고, 병특뿐만 아니라 일반 신입사원 지원자에게도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 따로이 이야기할 것은 못 됩니다. 문제는 1번과 2번인데, 1번의 관문을 넘었다 해도 2번의 관문을 못 넘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에 할당된 병특 자리가 5개라면, 그 회사에서는 그 해에 5명을 초과하는 수의 병특 요원을 뽑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이 "자리"를 보통 "TO"라 부릅니다. "TO를 5장 받았다"라는 말은 "올해 병특 다섯 명을 뽑을 수 있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이 TO에 구애받지 않고 입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신검 4급이라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인 사람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1번과 3번 관문만 넘으면 됩니다. 그리고 이들이 입사한다 해도 회사의 TO는 소진되지 않습니다. (수정: 밑에서 "04"님이 답글을 통해 신검 4급의 TO도 생겼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로는 전직하고자 하는 사람을 들 수 있습니다. 처음에 입사한 병특 업체에서 일정 기간 이상 종사하면(산업기능요원은 1년, 전문연구요원은 1년 6개월) 다른 업체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데, 이 때엔 TO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1번과 3번 관문만 넘으면 됩니다. 전문연구요원 시험에 합격하고 박사 2학년까지 마친 사람도 하고 있던 박사학위 과정을 그만두고 전문연구요원 지정업체에 취직할 수 있는데, 이 때도 신검 급수에 관계없이 TO에 구애받지 않고 갈 수 있습니다.

Q5. 전문연구요원 시험은 어떤 시험인가?

A: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박사학위과정을 밟으며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연구요원 시험을 봐야 합니다. 이 시험은 매년 2월과 8월 말쯤에 치러지며, 과목은 영어와 국사입니다. 배점은 3:1입니다. 따라서 영어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는 수능 외국어 영역보다 약간 어려우며, 국사는 대충 7급 공무원시험 수준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학부와 석사과정 성적을 합산하여 합격자를 정하게 됩니다. 신검 4급을 받은 사람은 이 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험을 통과하지 않고 박사과정에 진학해도 전문연구요원 복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4급은 좋은 점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박사 진학하기 직전에 딱 한 번만 전문연구요원 시험을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 박사 수료(박사 수료의 개념에 대해서는 Q3 참조) 이전의 학생이라면 거듭해서 볼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시험에 의한 전문연구요원 선발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뉘어 이뤄지게 됩니다. 즉, 수도권 학생들은 수도권 학생들끼리 경쟁하고, 비수도권 학생들은 비수도권 학생들끼리 경쟁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우리 학교는 수도권에 속해 있지요. 수도권 지역의 경쟁률은 대체로 1.x:1 정도였는데, 수치에서 볼 수 있듯이 높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요샌 전반적으로 좀 더 올라갔습니다. 여러 번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으므로 경쟁률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복수 응시가 가능해진 대신에 경쟁률이 높아졌으니 하나를 얻은 대신 다른 하나를 잃은 셈입니다.
참고로 카이스트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학생이라면 신검 등급이 몇 급이건 간에 전문연구요원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특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카이스트가 우리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6. 석박통합과정은 무엇이고, 이 경우 전문연구요원 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A: 종래의 대학원 과정은 "2년의 석사과정+5년 정도의 박사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를 편의상 석박분리과정이라 칭하겠습니다. 석사는 원칙적으로 2년 과정 내내 수업을 듣지만, 박사는 입학하고 나서 2년 동안만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수업은 안 듣고 연구만 하게 되지요. 따라서 이러한 경우 석사 2년+박사 2년 해서 총 4년간 수업을 듣게 되므로 4년 동안만 등록금을 내게 됩니다. 박사학위를 취득할 때까지의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한 학기에 20만원 정도 하는 연구생 등록비만 납부하면 되는데, 이렇게 연구생 등록비만 납부하는 박사과정생을 "연구생"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사회에 진출할 때 정작 쓸모가 있는 것은 최종 학위입니다. 따라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에게 석사학위는 사실상 별 값어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박사과정 진학에 대한 결심이 확고한 사람에 한해 석사학위를 딸 필요가 없이 바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제도가 생겼고, 이것이 바로 석박통합과정 제도입니다. 즉 석박통합과정은 "석사+박사"의 체계로 이원화되어 있던 대학원 과정을 단일화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원에 처음 입학할 때부터 석박통합과정으로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대학원 신입생은 모두 다 석사과정으로서 입학하게 됩니다. 이러한 석사과정 학생들이 입학한 지 1년이 지나고 나면 그들 중에서 석박통합과정 지원자를 받게 되고, 합격한 학생들은 석박통합과정생이 되어 석사논문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바로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석사논문을 쓸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 석박통합과정의 첫 번째 장점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석박분리과정은 4년간 수업을 들어야 하지만 석박통합과정은 3년만 수업을 들으면 되고, 그 다음부터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한 학기에 20만원만 납부하면 되는 연구생 신분이 됩니다. 석박분리과정에 비해 수업을 듣는 기간이 1년 적기 때문에 그만큼 등록금을 아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게 두 번째 장점입니다. 단 석박통합과정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연구실당 1년에 한 명으로 제한됩니다. 물론 석사학위만 받고 연구실을 나갈 사람은 석박통합을 신청하면 안 되겠지요.
전문연구요원에 있어서도 석박통합과정이 장점을 갖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수업을 듣는 과정이 끝나야, 즉 박사 수료자가 되어야 전문연구요원 복무자가 되는데, 석박분리과정은 총 4년간 수업을 듣게 되고 석박통합과정은 총 3년간 수업을 듣게 되기 때문에 석박통합과정이 전문연구요원 복무자의 신분을 1년 빨리 취득하게 됩니다. 당연히 복무가 끝나는 것도 1년 빠릅니다.

Q7. 병특, 하기 어려운가?

A: 산업기능요원의 경우 예전에 비해 자리도 많이 줄어든 상태이고, 최근 연예인 병역비리 등의 사건이 겹치면서 이루어진 단속의 강화와 병무행정 엄정화의 영향으로 들어가기가 그다지 만만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전기공학부라는 타이틀은 병특을 구할 때에도 쓸모가 있는 편이고, 최대한 많은 곳에 이력서를 뿌리는 등의 노력을 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인맥 같은 요소들도 산업기능요원 구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이긴 합니다.
전문연구요원 중 석사학위를 받고 기업에서 복무하는 경우(Q3에서 전자에 해당)를 말하자면, 일단 자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닙니다. 사실 전문연구요원을 하고자 하는 사람보다 전문연구요원 자리의 수가 적지는 않기 때문에 어디든 좋으니 들어가기만 하는 게 목표라면 이론상 불가능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다들 웬만하면 좋은 곳에 들어가기를 원하므로 경쟁이 있는 곳도 생기는 것입니다. 요새 대학 수가 크게 늘어 웬만하면 다 대졸자가 될 수는 있지만,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곳들에 입학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문연구요원 자리를 구할 때에도 학벌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게다가 전기전자 분야는 다른 어떤 분야들보다 전문연구요원 자리가 많기 때문에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나온 사람이라면 자리를 구하지 못해 군대에 끌려가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유명 기업에 입사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회사마다 전문연구요원 선발 전형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입사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겠지만, 일반 석사졸 군필 사원으로서의 입사를 준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전문연구요원을 하기 위해서는(Q3에서 후자에 해당) 박사진학 성공과 전문연구요원 시험 합격이라는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우리 학교 석사과정을 졸업한 학생이라면 박사과정 진학 자체가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고, 문제는 전문연구요원 시험인데 경쟁률이 꽤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우리 학교에도 떨어지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최근에 규정이 개정되어 한 번밖에 못 보던 시험을 박사 수료 전까지 여러 번 볼 수 있게 되었으므로 부담은 약간 덜할 겁니다.

Q8. 병특의 대우는?

A: 천차만별이라 한 마디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일단 박사학위과정을 전문연구요원 복무로 삼는 경우에는 군필 박사와 처한 환경이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출근부에 사인을 하는 것이 약간 귀찮을 수는 있겠지만요.
석사 후 기업에서 복무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군필 석사졸 신입사원과 봉급, 근무시간, 복리후생 등에서 같은 대우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회사에 따라 처우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병특이기 때문에 군필 사원과 차별을 두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그러하지만 실제로 각각의 회사 내부에서의 사정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저도 알 수가 없지요. 산업기능요원은 아무래도 전문연구요원보다는 봉급 등의 처우 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기능요원의 봉급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기는 하나 연봉 기준으로 대개 1천만원대 중후반~2천만원대 초반 정도에서 형성되는 것 같은데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졸업하고 가면 재학중에 간 경우에 비해 봉급의 기대 수준이 좀더 올라갑니다. 지금 있는 회사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회사로 전직을 할 수 있는데, 전문연구요원의 경우 복무 시작으로부터 1년 6개월 후, 산업기능요원의 경우 1년 후에 TO에 구애받지 않고 전직할 수 있습니다.
전문연구요원 혹은 산업기능요원 신분이 되는 것을 "편입"이라 하는데, 일부 회사에서는 입사 이후 얼마간의 기간을 수습기간으로 지정해 놓고 그 기간이 지나면 편입을 시켜주는 일도 더러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수습기간은 전문연구요원으로서 복무한 기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수습기간만큼 일을 더 하게 되는 셈입니다.
또, 전문연구요원이나 산업기능요원은 군복무자 신분이기는 하나 법령상 현역 군인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4주 군사훈련 기간이 아니라면 전문연구요원 혹은 산업기능요원 복무 기간중에 죄를 지어도 현역 군인들이 군형법에 의해 처벌되는 것과는 달리 일반 형법에 의해 처벌받게 됩니다.

Q9.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대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A: 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개인의 사정에 맞춰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우선 산업기능요원은 전문연구요원에 비해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직 대학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히 서 있지 않다거나, 전공분야 외의 다른 일을 하고자 하는 상태라면 일단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함으로써 군 문제를 해결하고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나면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게 되니까요.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전문연구요원보다는 산업기능요원 혹은 현역 입대를 통해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한다면 좀더 이른 시기에 유학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대학 졸업 전의 어린 나이에 사회를 경험해 봄으로써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산업기능요원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공 쪽으로 진출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하여 대학원을 가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전문연구요원의 길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까지 빨리 밟아 버리겠다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되겠지요. 군대를 갈 필요가 없는 사람(여자 혹은 면제자)과 똑같은 때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석사를 마치고 회사에 입사하는 경우에도 산업기능요원보다 높은 봉급을 받으며 더 수준높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마음에 든다면 의무종사기간이 끝난 후에도 눌러앉아 계속 다녀도 괜찮겠죠. 하지만 군 문제의 해결이 상당히 늦어지므로 중간에 딴 생각이 들어 진로를 틀고자 할 때 난감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어쨌든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가짓수는 현저히 줄어들게 되니까요.
어떤 경우를 선택하든 군대를 갔다온 사람과 똑같은 군필자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군대를 안 갔다오면 좋지 않다"라는 일부 어른들의 말씀을 너무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의대, 치대, 한의대 졸업생들도 공중보건의를 하고, 사법시험 합격자들도 공익법무관을 하는데(군의관이나 군법무관은 현역 군인이니 차치한다 해도) 복무 만료 후 잘만 삽니다. 아무튼 어떤 길을 선택하든 간에 심사숙고하여 좋은 선택을 함으로써 스스로의 인생을 잘 가꿔 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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